겨울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겨울바다에 다녀오고 싶어요. 여름 바다에 비해 겨울바다는 뭔가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고요. 여름엔 바다에 가도 게나 조개 잡느라 아무 생각이 없죠. 안 그런가요?
포항 호미곶 겨울바다
혹시 이 바다를 아시냐고 묻는다면 미쳤냐고 하시겠죠? 스무고개도 하는데, 몇 고개 안 가서 답이 나올 것 같아 싱거운 질문 하나 던졌습니다. 이 바다는 동해안이라 해야 하나, 남해안이라 해야 하나.. 좀 헷갈리네요.
물보라가 하얗게 밀려오는데 파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날이라서 흰색 물결이 잔잔하게 보이네요. 자연의 색감을 보면 몇 가지 색을 가지고 조화를 부리는 것 같습니다. 결코 화려하지는 않으나 사람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한 감흥이 느껴지곤 하죠.
사진 하나 더 보세요. 이 곳이 어딘지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멀리로 흰 등대와 빨간 등대가 보입니다. 바닷가에 이런 등대 흔하다고요? 아~네, 그렇네요. 생각보다 유명한 곳이라서 저 등대도 유명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자요, 더 크게 보세요. 아까 그 장소보다 바닷가마을에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방파제 쌓아둔 모습도 신기한 도시촌사람 눈에는 그저 다 신기하기만 합니다. 하늘이 맑은 날이면 바다 색도 더 파랗게 보일 텐데, 하늘이 흐리니 바다도 흐려요. 자연이 가진 색감의 신비한 조화가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자연과 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곳이 어디인지 맞추시라고 이 바다가 가진 사연 하나 알려드릴게요. 이곳에는 대게가 유명해요. 앗, 바로 답 나올라...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뭐냐면요, 대게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행정구역 안에서 사는 게 아닌데도 사람들은 지명을 붙여 부르거든요. A시(이곳) 바다에도 갔다가 B시(바로 윗동네) 바다에도 갔다가, A와 B의 경계를 모르는 대게들로서는 오며 가며 사는데, 사람들은 A시에서 잡힌 대게든 B시에서 잡힌 대게든 모두 B시 이름을 붙여 부른다죠. 그래야 더 비싸니까요.
이곳을 카카오지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위의 사진과 구도가 얼추 비슷하죠? 저 난간쯤에서 제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왼쪽 아래 지도에 까딱하면 정답이 보일 뻔 했는데, 급히 모자이크를 했쥬. ^^)
이제 뜸 그만 들이고 공개를 하려고 하는데, 맞추신 분들께 괜히 미안해지네요. 상품이 없어서요. 아마도 멋진 일요일 보내실 거예요. 정답 공개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확인 먼저 하시죠.
유명한 이 조형물 보시면 답이 거의 나올 것 같네요. 해맞이광장에 있는 '상생의 손'입니다. 상생을 상징하는 신성한 조형물의 손가락 마디마다 새들이 앉습니다. 그들도 상생이란 걸 알고 있나 봐요. 호미곶 해맞이광장이 있는 이곳, 포항 호미곶 앞바다가 정답이었습니다. (위의 대게 이야기는 포항과 영덕을 연결하시면 됩니다. 영덕은 정확히는 시가 아니라 군이고요. ^^)
여름에도 상생의 손을 보러 호미곶에 다녀왔던 적이 있어요. 겨울과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이날을 하늘도 정말 끝내줬습니다. 바다와 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살면서 갖게 되는 고민들, 바다와 함께라면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고민이란 게 참 우스운 게요, 그때는 정말 힘든데 다 지나고 나면 어찌 됐든 해결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큰 욕심만 내지 않으면 살아가면서 대부분 해결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고민들이 삶의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너무나 무리해 뭔가를 하려는 욕심이 늘 문제죠. 마음을 비우며 사는 것, 그게 행복한 삶의 시작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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