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놓은 지 몇 달 만에 드디어 매도를 했습니다.
요새 집 보러 다니시는 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문제는 진짜 사려는 분들은 소수라는 겁니다.
다들, "울집 팔리면 이런 집 급매 잡아야지."
뭐 이런 마음으로 보러 다니시는 것 같아요.
일종의 임장인 거죠.
집 팔고 짜장면 한 그릇
드디어 집을 팔았습니다. 작년부터 내놓은 집인데, 다들 아시다시피 거래 실종 상태였었죠. 이사때문에 그간 마음이 좀 급했습니다. 그 와중에 들어갈 집을 미리 질러놨었거든요. 나름 잠도 못 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전에도 그런 적이 한번 있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세 번째는 결코 없을 거라 이번에 다짐, 또 다짐했어요.
매력적인 가격 때문에 선매수를 해도 결국 제 물건도 급매로 팔게 되더군요. 두 번 다 그랬습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이미 집 내놓고 몇 달이 흐르는 동안 아무도 집 보러 오지 않는 날들을 충분히 경험했으니 마음이 편할 리가요.
사실 부동산 분위기 좋은 때는 선매수할 만큼 싼 매물도 안 나오죠. 잘 팔리는데 그렇게 처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처럼 분위기가 안 좋을 때 급급매가 나오는데, 그걸 떠안았다가는 잘못하다가 골로 갈 수 있음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세계 경기가 모두 망가져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니까요.
짜장면이 왔습니다. 싸게 팔았지만 매매하고 나니 홀가분하고 기분도 좋아서 집밥을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나름 작게나마 자축을 해야죠. 주문하면서 국물도 부탁드렸어요. 기분 좋게 먹는 짜장면에 짬뽕국물까지 있으면 기분이 더 날아가겠죠.
쉐킷쉐킷~ 비닐 뜯기 전에 흔들어서 비벼줍니다. 비닐 속에 뽀얀 연기가 식감 자극하네요. 국물도 대접에 옮겨 담았어요. 이렇게 좋은 날 스티로폼 같은 얄상한 그릇에 담긴 국물 먹으며 자꾸 묻히고 흘리는 것보다 이런 대접에 따라주면 먹기 편해요. 그깟 설거지쯤이야 하면 되고요.
짜장면 잘 비벼졌네요. 짬뽕 국물에 오징어 건더기가 제법 들어있습니다. 사장님의 후덕함에 감사드리게 되네요.
짜장면을 먹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이 한창 오를 때 무수히 들먹이던 그 "짜장면 가격' 말이죠, 몇십 년간 몇 배가 올랐니, 화폐 가치가 얼마가 올랐니, 현금은 쓰레기니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부동산 가치가 이렇게나 쪼그라들었으니 아이러니합니다.
요즘 물가도 살벌하게 오르고 있고, 물가가 오르는 만큼 자재비며 인건비 모두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한동안 주택 가격 상승을 바라는 건 무모한 일일 수 있으나 언제나 이건 명심해야죠.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는 법이란 걸요. 모든 올라가는 것은 내리는 시점이 있고, 계속 내릴 줄만 알았던 것도 그칠 날이 있더라고요. 적당한 선에서 꼭 내집 매도부터 하시고 매수하세요. 선매수 절~대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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