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나고자란 사람, 시골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시골은 모든 게 불편할 줄 알았는데, 웬걸, 신기한 게 어쩜 이리도 많은지요. 매일매일이 재미나네요. 저처럼 도시 살다가 내려온 사람들이 많아 그런가, 주변분들 이것저것 잘 가르쳐주시네요.
난생 골살이, 시골에 살아 좋은 점
잘 만들어진 다리를 차로 건너다닐 줄만 알았지, 이런 징검다리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어릴적 외할머니댁에 갔을 때나 건넜을 법 한 돌다리입니다. 돌들이 일정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보니, 물에 잠긴 곳도 있고, 이끼가 끼어 있는 곳도 있어요. 비가 많이 오면 그나마 다 잠기게 되겠죠.
징검다리 돌에 붙어있는 이런 건 도시에서는 절대로 보기 힘들 것 같네요. 왕우렁 알이라는데요, 우렁이든 지렁이든 꾸물꾸물거리는 건 다 싫은데, 그래도 이런 알에서 생명이 태어난다니 경이로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도시에 살 때는 눈 감고 살았나 봐요.
물 위에 서 있는 기분이란... 하늘빛이 물에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움직임이 아름다워요. 앞만 보고 나아가다가, 잠시 머물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한동안 도시는 내게... 가고 싶으면 언제든 나서면 되는 쉬운 곳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예쁜 구름.. 언제고 하늘 올려다보며 이렇게 편하게 감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날마다, 매 시간마다 달라지는 하늘의 모습을 이렇게 자주 올려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시골에 사는 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 또 이런 하늘을 보지 못 하고 지나가겠죠? 도시서 살다온 못난이라 하늘이 처음인 양 넋 놓고 봅니다.
노을 녘 하늘은 말해 뭐 하겠어요. 입만 아프죠. 주황빛 드넓은 하늘을 보며, 우연히 이곳에 왔다가 눌러앉게 됐다는 이웃분의 이야기가 공감이 갔어요. 이대로 오래 머물었으면 좋겠지만, 항상 느끼는 것, 노을은 순간이네요. 매 순간순간이 달라지다가 금세 어둠이 빛을 가려버리니까요. 가장 아름다울 때 자주, 오래 봐야 하는 것, 그게 진리인 거죠. 지금이라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주, 오래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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