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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시고르 라이프

시골 장에서 배추 사서 처음으로 한 김장

by 제트B 202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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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와 살다 보니 김장이란 게 꼭 해야만 하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디 김장뿐이겠습니까, 처음 이사 왔을 때부터 돌아가며 숙제처럼 뭔가를 준비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덕분에 건고추, 인삼, 고구마순, 은행... 이번엔 김장채소들을 사고 말았네요.

시골 장에서 배추 사서 처음으로 한 김장

김장, 소금물에 배추 절이기

장날 나갔다가 배추 15포기를 샀습니다.

장 여기저기에 배추랑 무 같은 김장채소들을 가지고 나오신 분들이 많다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더라고요.

할머님이 텃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셨다는데, 배추가 자잘해서 절여도 얼마 안 됩니다. 

 

 

김장철, 배추 무

텃밭 채소를 가꿔 장에 팔러오는 분들은 몇 가지 품목을 한꺼번에 조금씩 가지고 나오십니다.

위 사진은 제가 산 배추는 아니고 다른 배추를 찍은 건데요, 얼마를 돈사려고 하는지 대충 예측이 돼서 재미있더라고요.

 

제게 배추를 판 할머니는 배추랑 무, 실파, 마늘.. 다양하게 가지고 나오셨는데, 배추는 딱 고만큼이라, 더 원하면 밭으로 오라고 전화번호도 주시더군요.

마트나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사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구매라서 이 맛에 시골살이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피 부터 보고 가실게요"

 

채칼로 무채 썰며 끝부분은 젓가락 이용해 조심히 썰긴 했는데, 두 번째 무 조각에서 방심했어요. 

맨 갓쪽에 엄지가 살짝 닿아 다쳤습니다. 

 

일단은 응급처치하고 다시 채를 썹니다. 

주방에 위험한 게 너무 많죠? ㅎㅎ

 

 

김장 양념 만들기

처음이라 양념을 너무 많이 해버렸네요. 

사실 저는 나이가 들면서 김치를 먹기 시작했어요. 

맨날 해주는 거만 먹다가 이번에는 직접 담글 생각도 하고 나름 기특합니다. 

 

 

김장 양념 만들기

찹쌀죽 쒀서 식혀 고춧가루 넣고, 새우젓과 생새우도 넣었어요. 

다진 마늘, 다진 청각, 무채, 실파, 갓, 미나리, 액젓도 넣었습니다. 

 

 그 다음은 장갑 끼고 양념 버무리고, 배추에 속 넣고...

시뻘건 장갑 끼고 일하느라 사진은 못 찍었네요. 

 

 

배추김치

하나하나 버무려 이렇게 예쁘게 담는다고 담아보았습니다. 

위에서 찍은 사진이라 실감은 안 나지만, 이 통이 18리터 딤채김치통인데 김치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네요. 

포기를 셌더라면 좋았을 텐데, 5~6쪽씩 4~5단은 들어간 것 같아요. 

위에다가 겉잎들좀 덮고 비닐도 덮고, 오래 둬도 되게 중무장한 다음, 뚜껑 덮어 바깥에 두었습니다. 

 

 

딤채 18리터 김치통

베란다에 하루 두었다가 오늘 드디어 김치가 냉장고에 들어갑니다. 

김치통이 커서 냉장고 선반 하나를 들어내고 넣어야 했어요. 

나머지 김치는 나눠먹으려고 다른 통에 따로 담아두었습니다.

 

저희 집은 김치냉장고를 쓰지 않고 일반냉장고만 두 대 쓰고 있어요.

김치 담은 기념으로 냉장고 하나는 김치 전용으로 쓰려고 냉장 온도를 1도에 맞추었어요.

원래 냉장온도 3도, 냉동은 -19도에 맞춰놓고 쓰고 있었거든요. 

칸 하나가 비다 보니 자동으로 김치만 존재하는 냉장고가 되고 말았지만, 김치 두 통, 보기만 해도 든든합니다.

 

 

 

밥에 올려진 김치

 

"한입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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